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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7 20:19

^^


orbis 게시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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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2 17:34

장진감독의 공짜로 술 먹는 방법

얼마 전에 블로그에서 영화감독 장진식 공짜로 술 얻어먹는 방법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봤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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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술을 얻어먹는 방법에 대해 얘길해보자.

먼저 예쁜 여자친구를 만든다.

눈이 맑고 보석같아 그 눈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모든 시름이

녹아내리기도 하겠지... 그 여자친구와 진한 사랑의 깊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의 구렁 속에서 기다린다. 물론 결혼 같은 건 꿈도 꿔선 안 된다.

그렇게 그냥 사랑인 듯 애인인 듯 지내는 것이지.

그러다 보면 십중팔수 그녀에게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길것이다.

그리고 그녀와 그녀의 새로운 남자가 내게 와선 '우리 서로 사랑해요'라고 고백을 할 것이다.

그때, 씁쓸하고 울음이 터질듯한 슬픈 얼굴로 "술이나 한잔 사라"고 얘기한다.

얼마만큼 슬픈 얼굴을 짓느냐에 따라 술의 종류와 술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행여 술대신 밥이 좋으신 분들은 "밥이나 한끼사라... 고기고 사라, 꽃등심"

뭐 이렇게 말해도 크게 달라짐 없이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이쯤에서 물어볼 질문...

 

#1 꼭 예쁜 여자친구여야 하나요?

물론 아니다. 그리 예쁘거나 보잘것없는 여자친구도 나와 장래의 희망없이 조금만 있다보면 새로운 남자친구가 나타나게 된다. 걱정마라. 하긴 내가 예쁜 여자친구를 만난다는것이 설득력없는 얘기였을지도 모른다. 근데 괜찮다. 그냥 어떤 여자라도 무관하다.

 

#2 그렇게 기다려도 그녀에게 새로운 남자친구가 안 생기면 어떻게 하죠?

어떤 여자이기에 그러냐? 웬만하면 다 생기는데...
그리고 나랑 조금만 있다보면 다 새로운 남자를 꿈꾸게 된다.

나의 매력이란게 그런 것이지. 중국집 자장면 같은 거...

시키는 순간부터 짬뽕과 군만두, 볶음밥도 같이 생각나게 하는,
그래서 음식이 나오기 직전까지 내내 바꿀까 말까 고민하다가 행여 주문 잘 들어가서
"죄송합니다. 짬뽕인 즐 알고... 금방 다시 만들겠습니다" 라고 하면 얼른 "아니요, 그녕 뭐 그걸로 먹을게요" 라고 하는.. 내가 바로 그런 종류지. 헤헤...

 

#3 자주 얻어먹을 수는 없을거 같은데요.

맘먹기에 따라 다르다. 여자친구 만들어 딴 넘한테 뺏기기!
이게 자랑인 사람도 없을거고 이런 것을 취미로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럴 때마다 공짜술을 얻어먹어보면 뭐 그다지 큰 어려움 없이 만들어 뺏기고 얻어먹고 또 만들면 뺏기고 얻어먹고... 자연스러운 삶의 습관이 될 수도 있지.

 

#4 혹시 술 사달라고 했는데 안 사주고 그냥 가버리면 어쩌죠?

그러니까 표정이 중요하다.
왠지 그 술 한 잔이면 지금까지의 모든걸 잊고 둘의 사랑을 빌어줄 듯한 그런 표정으로 얘길 해야 한다.

"술이나 한잔사라"

얼마나 배포있고 시원한 말이냐?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술 한잔이 진짜 별 것도 아니듯이 얘길해야 한다.
행여 술 한잔 사주실 수 있나요? 아니면 술 한잔 사주시면서 다시 얘기해볼까요?
뭐 이런식이라면 실패할 확률도 있겠지.

 

#5 만약에 여자친구를 너무 사랑해서 술이 아니라 그보다도 더 큰 뭔가를 준다해도 그녀가 다른 남자에게 가는 것이 견딜 수 없어지면 어쩌나요?

이건 또 무슨 소리냐? 공짜술을 얻어먹을 수 있는데?

 

#6 정말로 사랑한다면 공짜술을 떠나서 가슴이 아플 거 같은데요...

그러니까 술을 먹는 거 아니야?
가슴이 아프니까 술을 먹고 아픈 사람이 먹는 거니 사줘야 되는 것이지...

 

#7 너무 사랑해서 다신 그런 사랑을 못 만날거 같아 그녀를 보낼 수 없게 되어버리면 어쩌지요?

...

...

내가 그런사랑을 할 수 있단 말이냐?

네...

내가 그런 사랑을 하게된다  이 말이지?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내가 그런 독한 사랑을... 그러니까 공짜술을 사준대도 바꿀수 없는 그런 사랑을 할 수도 있다, 이말이지?

...

어이, 술 한잔 사줄테니... 이 문제에 대해서 좀더 진지하게 말해볼까?

 

 

"씨네21 제468호 이창 [공짜로 술 먹는 방법], 장진/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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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황당하면서도 재치있는 글이지 않나요? 게다가 문어체로 쓰여서 눈에 쏙쏙 들어오고요. ㅎㅎ
장진씨는 영화감독임에도 글을 무척 매력적으로 쓰는 것 같습니다. 아니, 외려 영화감독이니까 그런 것일까요?

음.. 저는 이런 장진씨의 어떻게 보면 황당하다고 볼 수 있는 발상이 참 부럽습니다.

 현대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중적인 유행이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활양식, 심지어 생각에까지 뒤덮는 과거의 몰개성의 시대는 지고 어느정도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준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의 우리는 아직도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자신들의(다수의) 기준에서 약간 벗어났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을 이상하게 보고, 온갖 법이나 규칙, 혹은 보이지 않는 압력 등을 통해서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도록 변화를 강요하여 굴복시키거나 소외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취향의 차이, 사고방식의 차이일 뿐인데도 말이죠.
 
 독특함(unique)이 이상함(abnormal)으로 사람들의 시선에 의해 변모했다고 해야 할까요. 공동체 속에서 사는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는,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의 이타적인 면 때문에 인간이 집단, 사회를 이루고 상호간에 도움을 주면서 만물의 영장의 위치까지 서게 됐지만요ㅎㅎ)

 이러한 사회에서 장진 감독같은 독특한 발상은, 어쩌면 장진 감독의 문화적인 위치 때문에 이상함이 아닌 독특함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여러분은 보통 예술가들의 기이한 행동이나 일생이 '그가 예술가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 뭐-'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이처럼 장진감독도 그러한 위치에 서있기에 어떻게 보면 어떤 현상을 조금 비뚤어지게 본 시각에서 쓴 자학적인 글도 위트있는 글로 보일 수도 있는거지요. 저도 이런 재치있는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제 신분이 보잘 것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일상적인 대화에서의 단어선택 등의 방식이 잘못되어서 그런지, 친구들에게 여러 잔소리를 듣네요. ^^;;


 이런.. 글을 쓰다 말고 어딜 다녀와서, 글을 쓰기 시작했을때 하려는 말을 까먹고 글이 또 난잡해져 버렸네요ㅎㅎ



 장진감독의 이 글은 몇 년전에 쓰인 글이지만, 요즘에 다시 온라인 상에서 나돌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이 재치만큼은 인정받고 있는걸 보니, 장진감독이 다시금 부러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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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2 16:06

겨울방학

휘갈긴 글이 폐부를, 숨막히게 찔러오는 날카로운 칼이 되는 글의 대장장이.
말과 글 모두 사람을 울고 웃게 하지만, 글은 오랫동안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강렬한 여운을 남길 수 있다.

내가 괜히 나이 든 사람을 부러워하는게 아니다. 아니, 그 대상의 범위를 정확히 집자면 나보다 더 많은 사고(思考)를 하고 경험을 했던 사람이다. 지식과 경험의 토양이 깔려있는 상태에서 겪는 일의 파급효과는 그 질이 기하급수의 형태를 그리지 않을까.

공부를 위해 주문한 책의 배송이 늦는다는 이유로 능률곡선이 x축 근처를 기어다니다 못해 음의 영역으로 넘어가서 하루하루를 뒹굴거림으로 뒹굴리는 헛된 방학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어쩌면 전혀 상관이 없어보이는 24살 서울대 국문과 학생의 글은 수면 아래로 한없이 침잠하고 있던 빠져버린 내 정신에게 일갈을 날린 것 같다. 그 글의 내용과 전혀 관계없이 그 사람의 필력만으로 말이다. 

겨울방학 전에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 한 일을 리스트로 만들어 봤었다. 나는 리스트 작성으로 피드백을 통해 더 알찬 대학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외려 나는 가시적인 성과만 적힌 그 리스트에 미혹당해서 정작 중요시 해야 할 내적, 지적 성장을 외면하고 있었다. 이번에 세웠던 겨울방학 계획도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는데 미쳤던 것 같았다. 계획을 좀 수정해야겠다.

주어진 시간이라는 부피는 같다. 하지만 보내는 시간의 밀도는 보내는 이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생각도 시간이 지나면 향수처럼 희미하게 사라져 언제 그랬냐는듯 시치미를 떼겠지만, 그 때마다 묽어져가는 내 의지에 일갈을 주면 되지 않을까.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당신도 흐트러져 가는 마음을 재정비해서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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